4년차 직장인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기록한 글입니다.
시작하며
벌써 직장인 개발자로 일한지 3년이 지났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주니어 개발자이지만 그래도 마냥 모른다고만 넘길 수 없는 년차가 되었고, 또 어영부영 맡은 일들을 해내는 년차가 되었다.
신입 때는 이쯤되면 커리어 방향이 어느정도 결정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내 커리어는 한치 앞도 안보인다.
그나마 다행인건 계속 데이터 업계에 몸담고 있다는 것이다.
개발 경험이 쌓일수록 내게 부족한 부분들이 보였고 신경이 쓰였고 배움이 고파졌다.
이전에는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메타인지가 부족한 상태였다면 지난 3년의 경험이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 인지시켜 주었다. 눈만 돌리면 부족함 투성이라 아주 몸둘 바를 모르겠는 요즘이다.
그래서 나도 처음부터 하나하나 벽돌을 쌓아 튼튼한 집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싶어졌다.
그런 내게 주어진 선택지는 단 하나, 학업을 다시 이어가는 것이었다.
왜 대학원인가
사실 다시 대학교를 가는 방법도 있다. 어차피 나는 유사전공도 아닌 완벽한 비전공자이고 대학교부터 시작하면 더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 업계에 들어와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방통대 컴공과를 추천받았기 때문에 더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학업을 통해 내가 얻고 싶은게 무엇인지를 정리해보기로 했다.
- 컴퓨터에 대한 깊은 이해
- 컴공 지식 습득
- 외국계 회사에 지원할 수 있는 학위
- 실무적 능력 향상
- 영어 공부
그리고 요즘 내 전문상담가인 GPT 선생님께 물어보았다.
선생님의 답변은 대학원 진학
이었다. 나 또한 소요되는 시간이나 현실적인 조건을 따져봤을 때 대학원이 가장 적합한 선택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직장인 신분으로 생계를 유지해가면서 대학원을 다니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리고 좀 찾아보니 비용이 어마무시하게 들었다.
외국 대학원에 비해 한국 대학원이 좀 더 저렴할 줄 알았으나 천만의 말씀, 오히려 더 비쌌다.
직장과 병행할 수 있는 한국 대학원은 가격이 학기 당 평균 500만원에서 900만원 선이었다.
이건 내 예상과 많이 달랐다. 그리고 찾아 본 후기도 썩 좋지 못했다. 대부분 공부하고 싶다면 Coursera, edX, Udacity 같은 플랫폼을 추천했다.
기왕 돈을 주고 배우는 거라면 영어 공부도 할 겸 나를 낭떠러지에 밀어서 제대로 훈련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외국 대학원으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 한국의 많은 개발자들이 외국 대학원 석사 온라인 코스를 진학하여 학업을 이어나가고 있었고, 그들이 남겨준 정보로 나 또한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준비해야 하는 것들
확실히 외국 대학원은 한국같지(?) 않다. 후기를 보니 온오프라인 선발 방법론만 다른거지 수업도 엄청 빡세고 졸업도 쉽지 않다고 한다. 물론 입학을 위한 준비 과정도 꽤나 복잡했다. 먼저 필수로 준비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 공인어학성적
- 컴퓨터공학 강의 수강기록
- 대학교 성적증명서
- 이력서 및 경력기술서
- 직장동료나 교수님의 추천서 3개
나는 위 목록에서 가지고 있는게 성적증명서와 이력서밖에 없었다.
다행히 추천서는 교수님과 직장동료분께 부탁드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컴퓨터공학 수업은 들어본 적도 없으며, 공인어학성적도 만료된지 오래였다. 아마 영어 실력도 만료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내년 가을학기 지원을 목표로 1년간 천천히 준비하기로 했다.
공인어학성적은 그나마 이전에 경험이 있던 TOEFL 100점 이상을 목표로 공부하고, 컴퓨터공학 강의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수강하는 것이다.
그렇게 1년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피터지는 수강신청
학점은행제의 경우 먼저 학점은행에서 학습자 등록을 하고 학점을 획득할 수 있는 평생교육원에서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한국 대부분의 대학교에는 평생교육원이 있고, 컴퓨터공학 수업은 비교적 꽤 있었다. 하지만 한 강의 당 최소 7만원에서 30만원 정도 하기 때문에 여러 강의를 듣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있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던 찰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의 경우 무료로 수강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한 학기 당 최대 4개의 강의만 수강이 가능하며, 수강 신청을 위해서는 정성스런 학업 계획서를 작성하여 교수님께 간택되어야만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기초로 듣기 좋은 수업을 4개 골라 2024년 9월 학기에 지원하였다. 학업 계획서는 대학시절 쓰던 레포트 경험을 살려 최대한 정성스럽게 작성하였다.
내 간절함이 교수님께 닿은 걸까, 4강의 모두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선택해주신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누구보다 빠르게 수강신청을 완료하였다. 이제 9월 수업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오랜만에 수업을 듣는다는 사실 하나로 참 마음이 설렌다.
이후 계획들
올해는 아마 컴공 수업 듣고 TOEFL 시험을 준비하면 끝날 것 같다.
내년 상반기에 4과목을 추가로 수강하여 24학점을 만들고, 영어성적도 100점 이상을 만들 예정이다.
또 지금 실무도 열심히 해서 경력기술서를 좀 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싶다.
내년 이맘때쯤은 대학원 합격 소식을 블로그에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